글로벌 무역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한미 간 관세 이슈는 단순한 품목별 관세율 조정을 넘어 공급망과 산업정책 전반을 재편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협상의 본질은 ‘누가 얼마를 더 내느냐’가 아니라 ‘어떤 생태계를 누구 중심으로 구축하느냐’에 가깝다.
1) 차량·배터리·반도체 삼각축
-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는 서로 얽혀 있다. 북미 생산 인센티브, 현지조달 요건, 기술 통제 등이 맞물리며 관세 협상은 사실상 산업정책 협상으로 확장된다.
- 한국 기업은 북미 현지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중간재-완성재를 잇는 가치사슬에서 ‘필수 파트너’ 포지션을 강화해야 한다.
2) 규범 기반 접근의 필요
- 관세율만 협상하면 다음 정권·다음 경기 국면에서 다시 흔들린다. 원산지 규정의 명확화, 환경·노동 기준의 상호 인정, 보조금 투명성 같은 ‘규범’을 패키지로 담아야 지속가능하다.
3) 중소 수출기업의 방패막
- 대기업은 현지화로 리스크를 분산하지만, 중소기업은 통관·인증 변화에 취약하다. 통관 원스톱 지원, 표준 인증 가이드, 관세 환급 속도 개선이 필수다.
4) 전략물자와 디리스킹
- 안보·기술 품목은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 원칙을 분명히 하되, 예측 가능한 예외 규정을 공동 성명에 명시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춰야 한다.
정리하면, 이번 한미 관세협상은 수치 게임이 아니라 생태계 설계다. 한국은 북미 가치사슬에서의 독자적 기여도를 높이고, 규범 패키지로 변동성을 줄이며, 중소기업 방어막을 두껍게 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그럴 때 관세는 ‘비용’이 아니라 ‘질서’가 된다.